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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은 멋있고 가슴을 뛰게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특히 역량이 부족하면서 무작정 큰 계획을 세워서 실행했다가는 필패한다. 게티즈버그전투를 기획한 로버트 리 장군의 ‘과감한 북진 작전’이 대표적인 예다. 실전 경험이 적은 데다 참모 조직도 작게 운영하면서 시행착오가 패배로 이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을 기반으로 한 중국 정벌 계획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른 한편 프로이센의 비스마르크 총리의 소독일 통일은 주변 강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현실적 가능성을 따진 진정한 큰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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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을 그리려면 큰 헝겊이나 큰 종이가 필요하고 물감도 많이 필요하다. 붓도 보통 쓰는 붓보다 훨씬 큰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작은 그림을 그릴 때보다 더 많은 돈이 들고 여러 가지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을 크게 벌이려면 차입금을 쓰게 되고 이자 부담이 생긴다. 사업이 커지니까 필요한 전문가들을 추가로 구해야 한다. 특히 재무관리 전문가를 고용해 복잡해진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게 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현금흐름을 관리하면 이익이 나도 부도 사태를 맞는 소위 흑자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 히말라야의 높은 봉우리들을 정복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체력 훈련은 기본이고, 비슷한 지형에서 빙벽타기 훈련도 해야 하고, 텐트, 의복, 식량, 약품, 등반 장비 등 많은 물자와 물자를 운반할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준비는 100만큼밖에 할 수 없는데 의욕이 앞서서 200이 필요한 봉우리를 오르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항상 계획은 현실에 기반을 둬야 하고 동원 가능한 자원의 범위 안에서 만들어야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큰 그림은 가슴을 뛰게 하고 멋지게 보이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잘 만들었다고 소문난 명품 골프장 W는 건설주가 막대한 공사 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고 시공하던 건설회사가 공사 대금 명목으로 인수한 후에 완성했다. 한국 최고의 명품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은 좋았지만 막대한 건설비용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투도 마찬가지다. 군대의 역량 범위 내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동원 가능한 병력의 규모와 확보할 수 있는 장비, 탄약, 연료, 식량 등을 감안해 작전 계획을 짜야 승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결정적인 패배를 당하기 쉽다. 게티즈버그전투는 산업 역량과 인구 규모에서 열세에 있는 남부연합이 전쟁을 끌면 끌수록 불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결정적 승리를 통해 북부연방 정부를 종전 협상에 끌어낸다는 의도로 기획됐지만 실패로 끝났다. 역량에 비해 그림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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